지금까지의 성과가 단지 운이 좋아서 가능했다고 생각하거나 언젠가 직장에서 나의 초라한 모습이 밝혀질 까봐 초조하신가요? 많은 직장인들이 겪는 ‘가면 증후군(Imposter Syndrome)’은 자신이 이룬 성공의 원인이 외부에 있다고 느끼며 스스로를 자격이 없는 사람으로 간주하여 주변인을 속이고 있다고 느끼는 불안 심리입니다.

가면 증후군의 핵심은 다른 사람들이 나를 평가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입니다. 그리고 '임포스터(사기꾼)'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 결국은 다른 사람들이 내 진짜 모습을 알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을 내포하고 있어 실패보다 성공하는 것을 더 두려워하죠.

완벽주의형 사람들은 그들의 실패 혹은 성공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들이 자신의 업무나 스스로에 대해 만족감을 느끼는 경험은 매우 드뭅니다. 이 유형의 사람들은 스스로에 대해 매우 높은 목표와 기대치를 설정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실패로 인지하고 자괴감을 겪습니다. 다른 동료들은 다 천재 같은데 자신만 운이 좋아 이 회사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늘 성과로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곤 합니다.

'태생적 천재'형

높은 아이큐를 가졌거나 뛰어난 기술을 가진 사람 중 일부에게는 자신의 능력이나 지능을 곧 자신의 '존재가치'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신이 천재성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자신의 가치가 훼손된다고 생각할 수 있죠. 이들은 새로운 것을 빠르게 학습하지 못할 때 스스로에게 크게 실망합니다. 음악적 재능을 타고난 피아니스트가 독학으로 기타를 배우려다가 선생님 없이는 제대로 배울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실망하게 될 수도 있죠.

'고독한 솔로플레이어'형

이 유형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필요로 할 때 쉽게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고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는 도움을 요청하는 행위가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할까봐 두려움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혼자 너무나도 많은 것을 끌어안으려는 고독한 솔로플레이어들은 번아웃을 쉽게 경험합니다.

'전문가'형

놀라운 전문성이나 뛰어난 성취에도 불구하고 전문가형의 가면증후군을 지닌 사람들은 계속해서 자신이 충분히 뛰어나지 않다고 느낍니다. 이러한 감정은 자기 자신의 객관적인 한계에서 오는 경우보다 사회환경적 요인이 클 수도 있는데요. 업계에서 10년 이상의 경력을 쌓은 여성 리더가 자신은 결코 남성 동료들의 지위에 부응하지 못할 것이라고 느끼거나, 소수 인종이 회사에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야 한다는 압박에 끊임없이 시달리는 경우가 이에 속합니다.

1️⃣ 극복의 시작은 '자기 수용'

궁극적으로 가면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인정하는 자세인 ‘자기 수용’이 필요합니다. 성공이 반드시 완벽한 노력과 과정을 통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스스로의 성공에 조력자나 다른 요인이 있었다면 감사하게 생각하되, 자신의 노력을 저평가하는 자세는 지양하는 것이 좋습니다. 업무의 과정에서 합리적인 기준을 설정하여 본인의 성취를 가시적으로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죠.

2️⃣ 판단의 '증거' 수집하기

내가 이 자리에 있기까지 정말 열심히 일했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만약 '그렇지 않다'고 자신에게 속삭이는 악마의 목소리가 들린다면, 이를 무시하기보다 오히려 그 목소리를 객관적으로 바라봅니다. 당신이 성공할 자격이 없었다고 시사하는 확실한 증거나 근거들이 있나요? 되려 내가 얼마나 대단하고 성공할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를 깨닫게 될 증거들이 더 많을 거예요. 내가 이룬 크고 작은 성취들을 모두 리스트업해서 수첩이나 메모장에 늘 넣어 다니세요. 자기확신이 없어질 때마다 꺼내 읽어보는 겁니다.

3️⃣ '운이 좋아서' 금지!

『임포스터』의 저자 심리학과 교수 리사 손에 의하면, 사람들은 실수를 할까봐 미리 못하는 척하며 상대를 덜 실망시키기 위한 일종의 방어기제로서 겸손한 반응을 보인다고 해요. 겸손이 미덕인 동양문화권의 영향으로 '아닙니다. 제가 아직 부족해서...'라는 말을 달고 살기도 하죠. 그러나 이제부터 누가 나에게 칭찬을 한다면 칭찬 그대로를 받아들입시다. 칭찬의 속 뜻에 대해 비틀어 생각하거나 이후에 벌어질 일들에 대해서 상상하지 말고요. “아직 더 노력해야 합니다”, “이번에는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와 같은 말이 아닌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등의 칭찬 수용의 언어 습관을 갖는 게 나의 마인드셋에도 긍정적 힘을 불어 넣어 줍니다.

4️⃣ 현재 상황 다시보기

어떤 노력에도 동기부여가 되지 않고 직장에서 달라지는 것이 없다고 느낀다면, 현재의 직무와 회사를 재평가해 볼 시점입니다. 스스로의 역량을 발전시키고 잘 활용할 수 있는 근무 환경을 찾는다면 자존감이 증진될 뿐만 아니라 커리어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만성적 스트레스와 번아웃을 구분하기 어려운 이유는 비슷한 신체적, 정신적 증상을 동반하기 때문인데요. 번아웃과 만성적 스트레스 모두 두통, 수면장애, 피로감, 호흡 문제, 근육의 긴장감, 소화 장애, 성욕 감퇴 및 성기능 저하, 면역력 저하, 불안, 우울, 의욕 상실, 집중력/학습능력/기억력 저하, 충동 증가 등이 나타납니다.

감당할 수 없는 탈진을 겪는다면?

전문가들은 번아웃을 스트레스 범위의 가장 극단에 위치한 디스트레스라고 정의합니다. 번아웃을 경험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높은 수준의 신체적, 정신적 탈진'을 경험하고 이것이 번아웃의 핵심 증상입니다. 아래 세가지 증상이 동시에 나타난다면 이는 단순 스트레스가 아닌 '번아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정신적, 신체적 탈진
• 업무와 일에 대한 극단적인 회의주의와 정서적 분리
• 생산성, 성취감, 효능감의 부재

심리학자 매리 앤 머서는 번아웃을 "내리막에서 굴러내려오는 ❄️스노우볼과 같다. 더 많은 눈을 끌어모으면서 엄청난 가속도로 떨어져 마침내 맨 아래에 있는 나무에 충돌해야 끝나는"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녀는 "번아웃은 절대 가볍게 다뤄져서는 안 되며 그냥 이 악물고 버틸 종류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덧붙이죠. 그만큼 '번아웃'은 스트레스와 달리 당장 변화와 치료가 필요한 가장 극단의 디스트레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